지방공기업의 재무현황과 재무건전성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재무현황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결산 기준으로 자산은 902조 3,786억 원, 부채는 544조 4,045억 원, 당기순이익은 5조 3,088억 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은 152.3%로서 2019년 대비 5.5%p 감소하였으나, 부채 규모는 2017년 495조 1,461억 원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22년 350개 공공기관).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재무현황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결산 기준으로 자산은 209조 9,820억 원, 부채는 54조 3,751억 원, 당기순손실은 2조 2,209억 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은 34.9%로서 2019년 대비 0.5%p 증가하였다(2022년 412개 지방공기업).
지방공기업은 국가 공공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 및 부채 규모가 작고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유지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규모를 고려할 때 당기순손실의 발생과 그에 따른 운영부채의 증가 등은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지방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 위협요인을 제거하고, 재정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을 고려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지방공공기관의 범주와 재무 통계를 새롭게 재정의
국가의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지방공공기관은 법률적 용어가 아니다. 국가 공공기관에 대비하여 지방공공기관이라는 용어를 통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지방공공기관의 개념에는 지방공기업법상의 지방공기업(지방직영기업, 지방공사, 지방공단),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의 지방출자기관과 지방출연기관을 통칭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지방공공기관의 통합적 개념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공기업, 지방출자기관, 지방출연기관의 재무통계가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지방출연기관의 경우 출연금의 형태로 운영되는 기관이 대부분이므로 부채의 개념이 특별히 존재하지 않지만, 지방출자기관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22년 1월 기준으로 출자기관 98개, 출연기관 734개로 총 832개의 기관이 존재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출자금이 50% 미만인 지방출자기관에 대한 통합적인 재무관리는 부재한 상황이다.
또한 지방공기업의 경우도 지방직영기업, 지방공사, 지방공단으로 분류되는데, 지방직영기업은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과는 달리 지방자치단체 산하 조직으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된 법인체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국가의 경우 정부의 직접경영형태인 정부기업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 조직인 지방직영기업이 간접경영형태인 지방공사와 지방공단과 통합·관리되고 있어 비교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지방공공기관의 범주를 지방직영기업, 지방공공기관으로 분류하여 지방공공기관에 지방공사, 지방공단, 지방출자기관, 지방출연기관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으며, 재무통계도 지방공공기관의 관점에서 통합·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결산분석 결과에 의하면 지방직영기업의 자산은 112조 6,257억 원이고, 지방공사는 96조 3,215억 원, 지방공단은 1조 3,498억 원으로 지방직영기업의 자산이 전체 지방공기업의 약 54%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직영기업은 사실상 지방자치단체이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재무와 연계하여 관리되는 것이 타당하고, 지방공기업의 재무 통계에서는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의 재무를 통합·관리하는 것은 국제적 조직규범에도 어긋나며, 지방자치단체의 재무와 지방공기업의 재무로 중복계상될 수 있다.
지방공공기관으로서의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
지방공공기관의 범주를 재정립하고, 독립된 지방공공기관으로서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당기순손실의 규모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결산 기준으로 지방공기업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조 2,209억 원인데, 대부분의 당기순손실은 상수도, 하수도, 도시철도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수도는 4,416억 원, 하수도는 1조 5,256억 원, 도시철도는 1조 8,235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73.6% 확대되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으로 운영되는 사업에서 약 2조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된 6개 도시철도공사에서 약 1.8조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79.1%,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 48.8%, 지하철 요금현실화율 38.2%로서 적자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년 운영적자의 발생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으며, 일반회계로부터 재정보전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적자가 발생하는 사업의 요금 현실화율을 적정하게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일반회계로부터 지방공기업에 재정을 지원하는 만큼 다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며, 적자에 대한 재정지원은 안일한 경영과 사업의 내적 비효율성을 공적 부담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조직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
둘째, 지방공공기관의 유형별 부채관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방공공기관 중에서 지방공단과 지방출연기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시설을 위탁·대행하거나 출연금을 집행하는 수준이므로 자체 사업이 거의 없고, 부채의 대부분은 미지급금, 대행사업예수금, 선수금, 퇴직급여충당금 등 비금융부채로 일부 존재할 뿐이다.
반면에 지방직영기업과 지방공사는 특정 사업 수행에 따른 부채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방직영기업도 사업별로 부채의 특성이 상이하다. 상수도의 경우는 운영상에서 발생하는 비금융부채와 시설투자에 따른 부채가 부채 증가의 원인이다. 이에 비해 하수도의 경우는 민간투자사업(BTL)에 따른 미지급금이 대부분의 부채를 차지하고 있고, 공영개발사업은 매수, 개발, 분양에 따른 사업구조에서 비롯되는 부채가 대부분이다.
또한 지방공사의 부채는 도시개발공사와 지하철공사의 부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행정안전부의 2020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의 부채는 8조 2,674억 원,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는 36조 5,796억 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개발공사도 공영개발사업과 같이 매수, 개발, 분양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초기 매수 비용 충당을 위한 재원조달은 개발 이익이 실현되지 못할 경우 악성 부채로 전환될 수 있고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차환채를 발행하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공기업의 부채는 일률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부채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사업별·유형별 부채를 고려하여 맞춤형 부채관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방공공기관 이익금의 자기처분 규정과 순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즉 지방직영기업은 이익금이 발생하면 결손금 보전, 이익적립금 적립(결손금 보전에만 사용), 감채적립금이나 건설개량적립금으로 적립하거나 출자한 회계 또는 일반회계에 납부토록 규정되어 있다(지방공기업법 제37조). 또한 지방공사는 이익금이 발생하면 결손금 보전, 이익준비금 적립, 감채적립금 적립, 이익 배당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적립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공단은 이익금의 자기처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지방공기업법 제67조).
그러나 지방출자기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법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지방출자기관별로 별도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출자기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민간 부문에 비해 낮기 때문에 주주총회 등에서 결정될 사항이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지분만큼은 주주권을 행사토록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익금의 처분에서 이익배당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익배당은 결국 지방자치단체로 귀속되므로 이익배당 이외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립 및 지출항목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 자금이나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재원으로 재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방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유형별 재무분석지표 구축
지방공공기관의 유형별 재무비율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방공공기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형태로 운영되는 지방직영기업, 독립된 법인체로 운영되는 지방공사, 지방공단, 지방출자기관, 지방출연기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방직영기업은 상하수도와 공영개발이 주된 사업이고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며, 지방공사와 지방출자기관은 독립된 사업을, 지방공단과 지방출연기관은 대행사업이나 출연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지방공공기관의 유형별 특성과 사업 내용이 상이하므로 일률적인 재무비율지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차별화된 재무비율지표 구축으로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방직영기업의 경우 상하수도가 대부분의 사업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공적 관점에서 저요금 체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자 위주의 원가분석이 아니라 수요자 관점에서 원가분석을 도모하고, 최소한의 원가를 보상할 수 있는 요금체계를 확립하는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요금체계에 반영될 비용회계항목과 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회계항목을 구분하여 수익구조를 적정화하고, 영업 외 수익에 대한 적정화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지방공사 및 지방출자기관의 경우 자체 사업 수행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매출액 수익성보다는 자본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재무레버리지 효과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재무레버리지란 자본을 조달할 때 자기자본 이외에 추가적인 타인자본, 즉 부채를 조달하여 자기자본에 대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의미하며, 보통 부채의 개념과 유사한 뜻으로 사용한다. 만약 타인자본을 투자하여 얻는 이익이 타인자본 조달에 따른 이자부담보다 클 경우 자본이익률이 증가하여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지방공단 및 지방출연기관의 경우는 위탁·대행사업이나 출연사업이 대부분이므로 수익증대보다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재무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지방공단의 경우 위탁·대행에 따른 시설관리 사업이 대부분이므로 총자산(유형자산, 무형자산 활용 등)의 활용성을 측정할 수 있는 재무지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지방공공기관은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으로 재무관리의 불안정성은 단순히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민 전체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사전에 명확한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집행점검의 체계성을 바탕으로 재무성과가 지역사회에 환원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