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협력 강화 분야의 심사 대상 사례들을 보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더 좋은 공공서비스를 더 나은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기존에 의존해 왔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시도해 보지 않은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분명 커다란 용기와 결단, 그리고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혁신 우수사례들에 지방공공기관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중 발상의 전환을 통한 서울특별시 평생교육진흥원의 혁신 사례가 인상 깊었습니다. 민간이 모두 모여 조성한 국내 최초의 ESG 새활용 운동장인 ‘모두의 운동장’ 사례는 공공기관의 고민과 민간협력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협업 우수사례들은 경쟁과 비교가 습관이 된 우리 사회에 협동의 가치를 통해 문화를 바꿔나가는 계기를 제공하는 한편, 협업을 통해 개별 기관으로서는 달성할 수 없는 다채로운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두의 운동장’은 다양한 신체 능력을 가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3개의 골대가 설치된 풋살장, 골대의 높낮이가 다른 농구장 등 전 세대가 함께 이용하는 맞춤형 생활체육 공간입니다. 현재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은 ‘모두의 운동장’에서 신체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4050 여성을 대상으로 축구를 통해 신체 활동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골 때리는 4050 언니들 : 축구편”을 운영하고, 인근 중학교의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여성 청소년 대상 “[주인공학교] 볼 때리는 걸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는 기관의 사례발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더불어 강조한 것은 ‘환경’이라는 키워드였는데요. 지난해 국내 나이키 매장에서 수거한 옷과 신발이 30t이 넘었는데, 회수된 제품은 그라인드라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재생 소재로 변한다고 합니다. 모두의 운동장에도 소비자가 기부한 신발과 의류가 RAD프로그램을 통해 재생 소재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새활용 소재를 사용해 조성된 사례로 민간이 ESG 협력체계를 구축해 상호 혁신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발표를 마친 14개의 혁신 우수사례는 한 건 한 건 모두 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사평을 듣는 동안 점수가 집계되었습니다. 구조개혁, 재무건전성 강화, 민간협력 강화, 관리체계 개편 등 4개 분야별 지방공기업 평가 관련 전문가, 내부위원, 주민참여단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총 4차례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한 결과 우수사례 중 대상 1건, 최우수 3건, 우수 10건을 선정했습니다.
지방공공기관 혁신 우수사례 심사위원회 구성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한다면 그 참여를 통해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고 이는 곧 혁신의 시작이 아닐까요.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의미합니다. 혁신은 기존의 과학적·기술적 지식을 현실에 응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관행을 깨고 한계를 뛰어넘는 민간협력 강화 분야의 여러 우수사례처럼 작은 아이디어로 출발했지만 그 영향은 매우 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멘텀이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시민 중심의 혁신을 꾀할 때 우리 시민들이 공공기관의 사업에 더욱 큰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