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랩(Living Lab)은 특정 공간 또는 지역에서 최종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문제를 해결하는 개방형 혁신모델로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력을 높임과 동시에 새로운 사회·기술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혁신 플랫폼이다. 리빙랩의 다양한 모델 중에서 시설공단 유형의 지방공기업에는 ‘지역사회 기반형 혁신 모델’ 기반의 리빙랩이 적합하다. 인천시설공단이 2020년에 추진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시설관리공단 유형의 지방공기업에 맞는 리빙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해본다.
리빙랩(Living Lab)의 개념
여러 문헌에서 ‘리빙랩(Living Lab)’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Leminen, 2015) 공통적으로 핵심 요소로 꼽는 것은 이해관계자 다수의 참여, 사용자(수요자) 중심의 해결, 실생활 문제 해결 등이다. ‘리빙랩’은 처음에 MIT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먼저 발생된 개념이나 이후 EU의 디지털 의제 중 하나의 전략으로 ‘개방형 혁신’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지역사회 혁신 플랫폼으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여러 리빙랩 모델을 연구한 성지은 외(2014)에서는 지역사회 기반형 혁신 모델, 사회문제 해결형 혁신 모델, 과학기술-인문사회 융합 모델, ICT 기반 혁신 모델 등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양한 모델 중에서 시설공단 유형의 지방공기업에는 ‘지역사회 기반형 혁신 모델’로써 리빙랩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2022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편람 내 ‘리빙랩’ 내용 명시
리빙랩 도입의 필요성
4차 산업혁명 등 빠른 사회 변화와 복잡한 도시 문제가 더욱더 심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지역사회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집단지성을 활용한 문제 해결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지방공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이 ‘협치’로 전환되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를 경험한 세대로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공동체(커뮤니티) 약화 등 지역사회에 나타날 현안 문제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 지방공기업은 코로나19 이전처럼 공급자 중심의 관점에서 지역 문제 발굴, 해결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참여형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연계·협업 네트워크 기반의 지역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지역 내의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며, 시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의 역할이 새롭게 부여될 것이다. 시설공단 유형의 지방공기업은 관리하는 시설 내의 유휴 공간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체육·문화·복지·장사·공원 등 시설물들의 본래의 기능뿐만 아니라 시민 커뮤니티 기능을 더하여 다양한 주체가 공유할 수 있는 리빙랩 활동 공간의 거점(Hub)을 제공하는 등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 변화와 공유 공간으로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운영 방식을 시도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게 되었다.
시설공단과 리빙랩
인천시설공단이 2020년에 추진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시설관리공단 유형의 지방공기업에 맞는 리빙랩(Living Lab)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실제로 다양한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인천시설공단에서는 2019년부터 시설 내의 공간을 활용한 커뮤니티센터1) 조성, 참여형 거버넌스(Public-Private-People Partnership)를 구축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었던 2020년에는 지역 문제를 시민들이 발굴하고 해결하는 시민 주도의 리빙랩 활동을 활성화하여 문제 해결 커뮤니티센터의 플랫폼 기능을 실험하였다. 각 커뮤니티센터에서는 시민 주도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단, 지역기관(단체) 등 여러 자원이 연계·협업하여 시민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였다.
2020년 대표적인 리빙랩 사례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시기별로 대두된 지역사회의 공동 현안을 해결한 인천시설공단의 근로자문화센터 활동이 있다. 휴강에 따른 시민(강사·수강생) 주도로 교육실(양재실·요리 실 등)에서 면마스크가 부족한 시기에 면마스크를 제작하여 관내 어린이, 대구시설공단 등에 기부하였다. 또 ‘덕분에’ 챌린지 등이 진행된 시기에도 의료진에 선물세트를 제작·기부하면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 동참하였다.
[그림 1] 커뮤니티센터 혁신 네트워크 예시(청라공원)
[그림 2] 커뮤니티센터 혁신 네트워크 예시(청라공원)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붕괴된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하여 인천시설공단의 관리하에 있는 씨사이드파크에서는 나대지를 정비하여 정원·도시의 텃밭을 운영하는 영종 지역 공동체 활동을, 계양경기장에서는 시의 생활문화공간 조성 사업을 통하여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의 문화예술 인력 채용으로 일자리 창출 등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커뮤니티센터 운영’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한편 ‘그린 뉴딜’이라는 친환경 정부 정책과 ‘환경특별시 인천’이라는 시정 정책에 발맞추어 계산국민체육센터에서는 시민의 에코라이프를 지원하기 위한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지역의 생태하천(장수천)을 살리기 위한 ‘e-그린 에코 페스티벌’ 등의 지역 환경 문제를 시민과 함께 해결하고 있다.
더불어 누구나 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하늘문화센터에서는 장애인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장애인 배리어 프리, 송도공원에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외국인·다문화가정에 한국문화의 감수성을 향상하기 위한 글로벌 배리어 프리 커뮤니티센터 운영 등을 통해 시민과 함께 다양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였다.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사회 참여를 하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청소년수련관에서는 놀이권·문화권을 콘셉트로 공간을 재편, 청소년운영위원회를 기반으로 자치·교류 등의 참여형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종합문화회관에서는 노인들을 ‘선배시민’으로 명명하고 사전교육을 기반으로 토의·토론 기반의 학습동아리를 운영해 실버 집단지성을 활성화하고 연구학습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성과공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 커뮤니티센터의 개념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사회 참여와 다양한 목표지향적인 활동이 수행되는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 거점 공간(김영분 CEO 외, 2020)으로 정의
리빙랩 활성화 모델 제안
인천시설공단 커뮤니티센터의 활동 사례를 바탕으로 지방공기업의 리빙랩을 활성화한 모델을 5가지 정도로 제안해 보고자 한다. 리빙랩 활성화 모델은 코로나19로 인한 현안 문제에 대응하는 등 지역 환경을 개선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공동체 리빙랩’, 지역 문화예술 인력을 채용하는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를 살리는 ‘상생 리빙랩’,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 리빙랩’, 장애인·외국인·다문화가정 등 문화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 리빙랩’, 다양한 시민들의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대상 특화 리빙랩’ 등이다.
[그림 3] 인천시설공단의 리빙랩 모델
공동체 리빙랩
• 공원시설 : 씨사이드파크 시민정원·텃밭 조성 및 아시아드주경기장 플랜터 텃밭 운영·씨앗, 모종 등 시민나눔행사 • 문화시설 : 근로자문화센터 코로나19로 인한 유휴 교육실 활용해 지역 문제 해결
상생 리빙랩
• 체육시설 : 계양경기장 문화예술 시민 기획·운영, 전문강사 일자리 창출 등 • 공원시설 : 송도공원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 전문인력 채용 등
환경 리빙랩
• 체육시설 : 계산국민체육센터 플리마켓,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운영 등 • 복지시설 : 청소년수련관 지역 생태하천 살리기 환경행사 등
문화 리빙랩
• 문화시설 : 하늘문화센터 장애인·비장애인 어울림 문화예술 및 체육 활동 프로그램·행사 운영 등 • 공원시설 : 송도공원 다례원 등 공간 활용을 통한 외국인 및 다문화가정 대상의 다도체험 및 전통문화 프로그램 운영
대상 특화 리빙랩
• 청소년 : 청소년 특화 공간으로의 재편(놀이·문화존) 및 자치·교류 등 청소년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 노인 : 선배시민을 콘셉트로 하는 전문 교양교육 아카데미 및 토의·토론형 학습동아리 운영을 통한 사회 참여 지원
참고 문헌
김영분, 홍왕기, 곽원석, 유진주, 강신희, "지방공기업 커뮤니티센터 표준 모델 연구", 한국지방공기업학회보 제16권 제1호 p.69-96, 202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