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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01   우리나라 장시간 근로 실태
우리나라에서 법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제로 변경된 것은 2004년 이른바 주5일 근무로 근로기준법이 변경된 후부터다. 그전까지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4시간을 적용하고 있었다. 이는 1935년 국제노동기구(ILO)가 근로시간에 대해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원칙의 제47호 협약을 채택한 것과 비교해도 약 70년 정도 차이가 난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 선진국에 비해 한참 늦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장시간 근로 국가다. OECD국가 중에서도 장시간 근로는 최고 수준으로 2018년 1,993시간으로 처음으로 2,000시간 밑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2위다.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OECD평균과 비교하여 약 260시간 정도 많으며, 이는 1일 8시간으로 환산시 약 32일을 더 일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근로시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OECD평균과의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표 1] 데이터로 보는 근로시간
구분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대한민국 2,098 2,067 2,083 2,068 2,018 1,993
OECD 평균 1,744 1,742 1,743 1,743 1,737 1,734
차이 354 325 340 325 281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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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다양한 근로시간에 대한 이해
이러한 장시간 근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개선이 불가피하고 그 결과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법개정이 이루어졌으며,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규모에 상관없이 300인 이상 사업장들과 함께 우선 적용이 되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세부적인 법개정 사항과 시행 시기 등은 [표 2]와 같다.
그렇다면 2018년 근로시간 단축은 ‘실근로시간’ 단축이다. 반면 2004년 근로시간 단축은 ‘법정 근로시간’ 단축이다. 이 둘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근로시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의 근로시간은 임금을 계산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활용되었다. 이른바 유급시간이라는 개념이다. 월 고정급을 계산하기 위한 월소정근로시간이 가장 대표적이다.
매월 근로일과 근로시간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월급은 매월 고정적이다. 이유는 우리가 유급으로 산정되는 소정근로시간이 매월 동일하기 때문이다. 즉, 1주 40시간 + 무급 토요일 + 유급주휴일 8시간 = 48시간이 1주 소정근로시간이며, 이를 다시 1일로 환산하여 1년 365일을 곱하고, 12개월로 나누면 약 209시간이 된다. (48÷7×365÷12=209) 1개월의 실근로시간은 당연히 209시간보다 짧다.
일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받는 주휴 35시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209시간 중 주휴 35시간을 제외하면 174시간이다. 그러면 1개월 실근로시간이 174시간일까? 아니다. 174시간씩 12개월을 일하면 2,088시간이다. 174시간 안에는 우리가 휴가를 가거나 휴일인 시간(연차휴가나 경조휴가 등 유급휴가와 공휴일이나 근로자의 날 등 유급휴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만약 15일 휴가를 다 쉬고, 15일 공휴일을 다 쉬면 240시간이 빠진 1,848시간이 된다.
장시간 근로가 발생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거나 공휴일이 법정 휴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휴일을 법정휴일로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법을 개정한 것이다.
장시간 근로를 유발한 원인 중의 또 다른 이유는 연장근로 한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즉, 1주 12시간으로 연장근로 한도가 제한되나, 여기에는 휴일근로는 제외한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주 2일 휴일인 경우 최대 28시간 초과근로(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가 가능하고, 주 1일 휴일인 경우에는 최대 20시간(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8시간)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이는 장시간 근로로 연결되었다. 이번 법개정은 이러한 연장근로 한도를 휴일근로를 포함하여 12시간으로 명확하게 한 것이다. 이러한 연장근로 한도 재정립은 결과적으로 실근로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실근로시간을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관리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대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공공기관들도 유급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관리를 해왔지만, 혹은 법정 근로시간은 준수해 왔지만, 실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근태관리의 어려움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림 1] 다양한 근로시간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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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근로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 주요 내용 및 시행시기
구분 현행(종전) 개정 비고
1주 최대 노동시간 68시간(40+12+8+8) 52시간(40+12) 1주는 휴일을 포함한 7일
시행시기 • 300인 이상
(공공기관 등)    2018. 7. 1
•50인~299인    2020. 1. 1
•5인~49인    2021. 7. 1
• 30인 미만 특별연장근로 8시간 추가 허용
(2021. 7. 1~2022. 12. 31) 연소자는 제외
• 21개 특례제외업종 중 300인 이상 사업장
2019. 7. 1부터 적용(1년 유예)
휴일근로 할증 •8시간 이내 : 150%
•8시간 초과 : 200%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
(근기법 제56조 제2항)
2018. 3. 20 시행
공휴일 공무원(유급휴일)
*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
민간기업 확대·적용
•300인 이상    2020. 1. 1
•30인~299인    2021. 1. 1
•30인 미만    2022. 1. 1
• 유급휴일 보장, 대체휴일 가능
(근기법 제55조 제2항)
• 고용노동부 실태조사보고(2018. 12. 31)
•지원제도 마련
특례업종 축소 26개 5개(21개 제외)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서비스업, 보건업
•육상운송업 중 노선버스업 제외
• 특례업종 연속휴게기간 최소 11시간 이상 보장
(2018 .9. 1부터 시행)
업소자 법정기준
근로시간 단축
1주 40시간(1일 7시간)
연장근로 1주 6시간
(1일 1시간)
1주 35시간(1일 7시간)
연장근로 1주 5시간(1일 1시간)
2018. 7. 1 시행
탄력적 근로시간제 2022. 12. 31까지 확대·논의
03   유연근무제의 필요성
게다가 주 단위로 근로시간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월급제나 연봉제 같이 변화한 관리체계나 시간관리 단위와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매주 고정적으로 업무량이 일정한 일만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업무 특성상 주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나 분기 단위 등으로 업무량이 변동되거나 계절적인 영향을 받는 등 변수가 많다는 점이다.
물론 그동안 지각, 조퇴, 외출 등 불필요한 업무상 낭비되는 시간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계획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등 일하는 방식과 관행의 개선, 근태관리 강화 등을 통해 주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준수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지자체에서 많이 실시하는 지역축제의 경우 특정한 시기에 근로시간이 늘어나야하고, 주 12시간이라는 연장근로 한도를 지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말이나 방학 등에 공연이나 전시가 몰리는 지자체 문화재단이나 연구과제별로 업무를 수행하는 연구기관 등도 마찬가지다. 주 단위로 근로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그림 2]와 같이 유연근무제 도입이 필수적이다.
유연근무제는 이미 많은 공공기관에서 시행해온 스마트 워크와 유사하나, 법정 유연근무제는 근로자 대표와 합의를 통해서만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법정 유연근무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간주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 보상휴가제 등이다.
계절적이나 특정 시기에 업무가 집중되는 경우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주로 활용하고, 1개월 안에서 근로시간의 편차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외근이 주된 경우에는 간주근로시간제를, 연구기관의 경우에는 재량근로시간제가 적합하다. 예산이 제한되어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는 보상휴가제를 적용하여 금전적 보상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것이 적합하다.
이처럼 유연근무제는 업무특성, 기관 특성 등을 고려한 도입이 필수적이며, 유연근무제의 정의와 적합직정, 특징 등은 [표 3]과 같다.
[그림 2] 유연근무제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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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근로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 주요 내용 및 시행시기
구분 정의 적합직종 특징
❶ 탄력적 근로시간제 일이 많은 주(일)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일)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적으로는 법정근로시간 내(주 40시간)로 근로시간을 맞추는 근무제도 계절적 영향을 받는 업종, 업무량이 주기적으로 많은 업종 • 사전에 정해진 근로일, 근로시간에 따라 일률적으로 근로(임의 변경 불가)
• 근로시간의 장단의 변형
• 특정주, 특정일 시간 제한 有
❷ 선택적 근로시간제 1일 8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주 40시간 범위 내에서 1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음. 출·퇴근시간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근무제도 연구직, 판매 비중이 높은 도소매 업종 • 의무근로시간대만 일률적으로 근로하고 나머지 시간대는 근로자가 선택
• 근로시간대의 변형
• 특정주, 특정일 시간 제한 有
❸ 사업장 밖 근로시간제
(간주 근로시간제)
출장 등 사유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실제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 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인정하는 근무제도 영업직, A/S업무, 출장업무 • 근로시간 형태 변경 無
•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 ‘근로한 것으로 인정’ 하는 제도
• 휴일, 야간 근로 가산은 별도
❹ 재량 근로시간제 업무 성격상 업무수행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는 경우 노사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는 근무제도 연구개발, IT, 방송 등 법에서 정한 업종에 도입 가능(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 • 업무수행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위임해야함
(= 구체적 지시 불가)
❺ 보상 휴가제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하여 휴가를 부여하는 제도 휴일근무가 불가피한 업종 • 주휴일과 별도로 주중에 휴가 부여가 가능해야 함
•일정 조정이 가능한 사무실 기반의 직무    •특정 근로시간 선택이 가능한 경우
•정책, 기획 등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직무
04   일하는 방식의 개선
실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성 향상과 결부된다.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일하는 시간을 줄이면 업무강도가 높아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근무체계 개선을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과감하게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티타임, 흡연 등 개인적인 비업무시간 최소화나 사적인 휴대전화 사용 및 잡담 자제, 불필요한 타부서 방문 및 외출 지양 등이 필요하다. 집중 근무시간제를 도입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퇴근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야근을 많이 할수록 생산적인 업무시간은 오히려 줄어드는 ‘야근의 역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습관적인 야근 근로자의 경우 생산성이 45%로 동료 생산성 58%에 비해 생산적 업무시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즉, 야근을 전제로 하여 일과시간 중 업무생산성이 저하되고 야근 동안에도 대부분 시간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진단 보고서, ‘16년 대한상공회의소, 맥킨지)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불필요한 일 줄이기 과제를 선정하고 계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회의문화를 개선하여 주말・공휴일 다음날 회의를 자제하고 회의 전 자료 공유, 정해진 시간 안에 회의 완료 등의 관행 개선이 요구된다.
또한 퇴근 문화도 개선대상이다. 근무시간 중 업무집중도를 향상 하고 및 퇴근시 눈치 보는 것을 지양하는 이른바 사내눈치법 타파 문화 등이 확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시퇴근제(주 1회 이상 모든 직원 퇴근, 부서장 솔선수범), PC ONOFF제, 퇴근 독려방송 (퇴근 10분 전 퇴근 알림) 등의 캠페인도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시간 외 근무초과 사전 승인제도를 시행하거나 초과근무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인사 평가 등에 반영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퇴근 후에는 다음날 출근 전까지 휴식 시간을 보장하여 업무적인 연락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마직막으로 휴가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휴가는 업무 손실이 아닌,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충전이다. 관리자는 휴가 사용에 있어 솔선수범하여야 한다.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해 즐겁고 재충전할 수 있는 휴가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며, 이는 휴가 사유 묻지 않기나 잔여 휴가 사용 독려(연차휴가 사용촉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쉴 수 있도록 업무 특성에 따라 시기별로 집중 휴가 사용 독려하는 등의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실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법제도 개선은 장시간 근로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근무체계 개선 등을 통해 업무몰입도를 향상하며,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하게 일하는 등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여, [그림 3]과 같이 생산성 향상과 만족도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바로 실근로시간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 일하는 방식의 개선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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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현대모비스 인재지원부 과장 역임
한국공인노무사회 이사(2018~2019) / 조정중재단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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