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잘 받는 것만큼이나 잘 주는 것도 중요하다. 선물을 잘 주는 기술 중에서도 누군가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것은 특별한 효과를 갖는다. 모든 사람들에게 시간은 똑같이 소중한 법이다. 따라서 시간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정말 내주기 어렵다. 심리학적으로 시간을 선물한다는 것은 소중한 사람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품을 들여서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상대방이 내가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일을 성심껏 실천하면 그것이 바로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내가 이전에 부탁했던 일들을 잘 챙겨주지 못하던 남편이 주말에 짬을 내서 그 일들을 해주면, 이것이 바로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 된다. 또 직장일로 바빠서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못해주던 아내가 주말에 짬을 내서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주면, 이것도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 된다. 단, 시간을 선물할 때도 지혜가 필요하다.
첫째, 시간을 선물할 때는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 어떤 관계에서든지 친밀한 관계를 적으로 만드는 지름길은 바로 초대받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다. 흔히 부모는 자녀에게 지혜로운 조언을 들려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녀가 들을 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 부모가 조언을 하면, 그 조언이 아무리 가치 있는 말이라 하더라도 자녀는 귀를 닫아버린다. 잔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잔소리를 늘어놓는 부모를 좋아할 자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녀가 도움 받을 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 부모가 도움을 주면, 그 도움이 아무리 가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자녀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다. 간섭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상대방이 선물을 받기를 원하는지 물어본 후 오직 상대방이 원할 때만 선물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시간을 선물한 다음에는 절대 생색내면 안 된다. 생색을 내는 순간 그 즉시 시간을 선물하는 특별한 효과가 사라져버릴 뿐만 아니라,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행복을 품격 있게 추구하는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선물의 기술이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내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상대방이 원하기만 한다면, 내가 기꺼이 시간을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나를 위해 시간을 얼마나 선물하는지를 확인해보면 된다. 이처럼 행복의 비결 중 하나는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것을 지혜롭게 구분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