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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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남행열차,
차창 너머로 설렘 가득~
목포, 이별의 종착역에서 희망과 낭만의 도시로!
일제강점기였던 1935년, 가수 이난영이 처음 부른 뒤 꾸준히 애창되고 있는 ‘목포의 눈물’은 오랫동안 호남의 정서를 대변해 왔다. 애잔한 곡조로 목포항을 배경으로 이별의 끝없는 아픔과 서러움을 그린 곡이 ‘공포의 타선’으로 악명을 떨치며 80~90년대 프로야구판을 주름잡았던 ‘해태 타이거즈’의 대표 응원가였다는 건 아이러니다. 요즘 타이거즈 경기에선 구슬픈 ‘목포의 눈물’보단 흥겨운 ‘남행열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항구도시 ‘목포’도 이별의 종착역에서 희망과 낭만의 경쾌함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편집실  사진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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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씨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음…”
-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에서 -
목포의 터줏대감 ‘유달산’
예로부터 목포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반드시 들렀던 곳이 ‘유달산(儒達山)’이다.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끝 산에서 조망하는 경관이 무척 아름답기도 하지만, 목포지역의 문화 요소가 응축된 상징물이자 랜드마크가 유달산이기 때문이다. 현재 목포의 랜드마크 지위를 ‘목포해상케이블카’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충무공의 설화가 전해오는 ‘노적봉’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유적지와 유서 깊은 사찰,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다도해 절경 등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달산의 가치를 넘어설 라이벌은 없어 보인다. 해마다 봄이 오면 유달산 둘레로 개나리, 벚꽃, 목련 등 다채로운 봄꽃들이 만개하는데, 꽃소식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마련되는 ‘꽃피는 유달산 축제’가 열리고 있다.

빼어난 기암괴석이 많고 다양한 전설과 사연들을 간직하며 목포시를 굽어보고 있는 유달산의 또 다른 이름은 ‘영달산’이다.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유달산에 오르고자 입구에 이르면 일명 큰바위얼굴로 불리는 노적봉(露積峰)을 만날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이 이곳을 짚과 섶으로 군량미가 쌓여 있는 것처럼 위장해 왜군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고 전해진다. 유달산 초입 계단에 올라서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영접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일본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데, 일본의 동향을 살피고 기운을 약하게 만들어 다시 침략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노령산맥의 마지막 봉우리 유달산에는 이난영 ‘목포의 눈물’ 기념비,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 등 볼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2.7km의 유달산 일주도로를 통해 목포 시가지와 다도해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영혼이 심판받는다는 일등바위(율동바위), 심판을 받은 영혼이 이동한다는 이등바위(이동바위), 이등바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극락세계로 간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특히, 다도해의 경관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유달산 둘레길(약 6km)은 그리 힘들지 않은 트래킹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어민동산→낙조대→둑방길 코스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문화재, 전시관, 유적, 작은 공원 등을 발견할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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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 경관이 펼쳐지는 유달산
떠오르는 신성 ‘해상케이블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목포해상케이블카’는 개장한 2019년 이후 목포의 관광 콘텐츠 넘버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목포시는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 시내 북항 스테이션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부에서 ‘ㄱ’자로 꺾여, 해상을 지나 반달섬 고하도에 이르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지닌 가장 큰 차별점은 국내 최장 코스(3.23km)를 자랑하는 압도적인 탑승거리다. 케이블카를 탔다는 느낌이 오기도 전에 종착지에 도착해 다소 맥 빠지게 하는 여타 중소규모 케이블카와는 비교 불가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유달산 상부에서 고하도로 향하는 지주 타워(5번 타워)는 그 높이가 155m에 이르는데, 케이블카 주탑 중 세계 두 번째 높이를 뽐낸다.

또한,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포함해 55대의 10인승 광폭도어 캐빈을 채택해 휠체어와 유모차가 쉽고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다. 왕복 40분의 시간 동안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북항, 유달산, 고하도 3곳의 스테이션에서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누릴 수 있는데, 목포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고자 하는 손님들로 주 스테이션(북항 승강장)은 언제나 문전성시다. 탑승은 북항 스테이션과 고하도 스테이션 두 곳에서 할 수 있고, 북항에서 출발 시 고하도와 유달산 탑승장에 내려 주변 명소를 둘러보고 재탑승할 수 있다. 고하도 탑승장에서 내려 전망대, 해상테크, 해안동굴을 둘러보고, 유달산 탑승장에선 주변 전망을 감상하거나 관운각, 마당바위, 일등바위(228m)도 다녀올 수 있다.

탑승장마다 체험장, 갤러리존, 스낵코너 등의 볼거리, 먹거리 요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잠시 내려 주변 관광지도 둘러볼 수 있어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에 가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이용 후기는 평일에도 붐비기 일쑤여서 주 탑승장인 북항 스테이션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고하도에서 탑승하고, 오후보다는 오전에 이용할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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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상케이블카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김대중 대통령이 유년 시절부터 정계에 입문하기까지 활동한 곳이 목포다. 삼학도 ‘어린이 바다과학관’과 인접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은 2013년 6월 15일 개관했고, 김대중의 생애를 통해 민주주의, 인권,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 있다. 특히, 객관적 사실과 사료에 의거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체험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는 민주주의, 인권, 화해와 국민통합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 역사 인식에 관련된 다양한 영상물과 사료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으며, 국민의 정부 5년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한 외교안보, 경제, 문화 등 분야별 국가발전전략과 이를 위한 시책들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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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X 목포 테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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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①
근대유산이 즐비한 목포
지역마다 제각각 OO팔경, △△10경 등 명소들을 소개하는데 그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많고, 주관적이라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항구도시 목포도 유달산, 목포대교, 갓바위, 삼학도, 고하도, 춤추는 바다분수 등 나름대로 내세우는 8경, 9경이 있지만, 그보다 눈에 띄는 건 방문객들의 취향에 맞는 테마여행 콘텐츠를 일목요연하게 제안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1897년 개항해 호남 근대화의 1번지로 불렸던 목포시가 꼽은 테마여행 중 하나가 ‘근대도시’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유달산에서 근대역사관 1·2관 방향으로 펼쳐진 목포 원도심 일대는 일본강점기 근대 건축유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목포역에서 직선거리로 500미터 남짓 걸으면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이 펼쳐진다. 일제 수탈의 상징으로서 원형 그대로 보존된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일본영사관이 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해 운영되고 있는데, 과거 일제시대 가슴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근대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목포 원도심은 경동성당, 드라마 ‘야인시대’ 촬영지이기도 했던 ‘성옥기념관’, 국도1·2호선 기점 기념비, 동본원사 목포별원(일본식 첫 번째 불교사원), 유달산 노적봉 예술공원 미술관, 춤추는 바다 분수 등으로 이어진다. 또한, 일제에 의해 목화가 많이 재배된 역사의 섬 ‘고하도’에는 충무공 유적지와 더불어 육지면(陸地綿) 발상비, 목하정원, 소년감화원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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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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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②
생생한 문화콘텐츠의 도시
목포 문화 예술의 집적지인 ‘갓바위 문화타운’은 목포의 예술과 역사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저녁놀에 물든 바다와 입암산의 절벽에 반사되는 노을빛이 아름다운 ‘갓바위’는 두 사람이 나란히 삿갓을 쓰고 서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다.

춤추는 바다 분수 인근에 있는 이곳은 화려한 야경이 일품이어서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갓바위 부근의 문화거리에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문화예술회관, 자연사박물관, 문예역사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하루 종일 이곳에서 문화 예술의 향기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카누를 즐길 수 있는 평화의 섬 ‘삼학도’에는 이난영 공원,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어린이 바다과학관 등이 있다. ‘목포의 눈물’과 ‘목포는 항구다’ 노래비와 우리나라 수목장 1호 이난영 여사의 수목장이 있는 ‘이난영 공원’에는 1965년 4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쳤던 이난영 여사의 예술혼이 깃들어 있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국내 유일의 ‘어린이 바다과학관’은 바다상상홀, 깊은바다, 중간바다, 얕은바다, 바다아이돔 그리고 4D영상관, VR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체험에 목마른 어린이 손님들에게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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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바다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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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③
옥단이와 함께 하는 도시재생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신도심 중심의 개발로 구도심이 좀비화되는 부작용을 극복하고, 유무형의 다양한 지역 콘텐츠를 통해 좀 더 조화로운 지역 활성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목포는 공간이 간직하고 있는 풍성한 콘텐츠를 적극 발굴하고 활용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목포 도시재생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옥단이’다. 옥단이란 처녀는 일제강점기 원도심 골목을 누비며 물장수로 살았던 실존 인물로, MBC <전원일기> 초창기 극본을 썼던 차범석 작가의 희곡 ‘옥단어!’의 주인공이다.

유달산 일대 부잣집에서 물이 필요하면 “옥단어!”라고 불렀는데, 옥단이가 쏜살같이 등장해 물을 길어다 주고 그 삯으로 생계를 꾸렸다. 물장수뿐만 아니라 온갖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춤과 노래도 잘해 지역민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는 순박한 처녀 ‘옥단이’를 기리는 ‘옥단이길’이 목포 근대문화의 1번지이자 상권의 중심지인 목원동 일대에 조성돼 있다. 옥단이길은 근대문화유산이 즐비해 있는 목포시 골목투어의 핵심 코스 중 하나이기도 하며, 어촌마을이었던 ‘서산동’과도 인접해 있다.

목포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지역인 서산동은 현재 ‘인문도시 서산동 시화골목’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목포지역 시인, 화가 등이 참여해 오르막 좁은 골목 담벼락에 옛 풍경을 재미나게 그려놓았고, 사이사이 예쁜 시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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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문화제 ‘목포 명물 옥단이! 잔칫집으로 마실가다!’
‘1987’의 감동을 다시 한번
서산동 ‘연희네 슈퍼’
영화 <1987>의 촬영지로서 영화 속 ‘연희’(김태리)가 살았던 ‘연희네 슈퍼’는 시화골목으로 유명한 목포 서산동 어귀에 있다. 연희네 슈퍼는 대학 신입생이던 연희가 어머니, 외삼촌과 함께 살던 집으로, 제작진은 1980년대의 옛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을 물색하던 차에 목포 서산동의 좁은 골목길 사이에 있는 이곳을 발견했고, 영화의 주요 촬영장소로 삼았다.

연희네 슈퍼 바로 뒤편에는 태평양 전쟁 말기 연합군의 공중폭격을 피하기 위해 일제가 한국인을 강제 동원해 만든 방공호(총길이 31m, 최대폭 2.6m)가 있는데, 한국인 강제 동원의 피해 현장이자, 태평양 전쟁 관련 유적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연희네 슈퍼 맞은 편에는 50년 전통의 백양 세탁소가 있다. 옛 세탁소에서 사용한 다양한 기계류와 실뭉치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옛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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