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규모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면서 공공서비스 수혜자인 구성원들의 인식도 한층 높아졌다. 과거 서비스 공급자와 수급자라는 일방적인 관계를 탈피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가치와 효율성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지방공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혁신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 역시 공공서비스에 관한 인식변화를 대변하는 것이다.

지난 2022년 9월 정부는 지방공공기관 혁신을 위한 ‘지방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과 지방공공기관들은 자체진단을 통해 지역맞춤형 ‘구조개혁 분야 혁신계획’을 수립하고, 조직효율화와 역량제고 강화를 위한 자체적인 구조개혁에 돌입했다. ‘구조개혁 분야 혁신계획’을 수립한 지 6개월 만에 31개 기관 중 12개 기관이 통폐합을 완료했다. 추가로 17개 기관도 통폐합에 참여할 것을 알렸다.

충청남도와 강원도는 기존 계획에 추가로 신규 통폐합을 추진해 기존 8개 기관을 충남일자리경제진흥원, 충남연구원 등 4개 기관으로 통합했다. 부산광역시는 도시재생 및 평생교육분야 등의 기존 6개 기관을 부산도시공사, 부산글로벌도시재단 등 3개 기관으로 통합했다. 경상북도는 기존 4개 기관을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문화재단 등 2개 기관으로, 울산광역시는 기존 2개 기관을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1개 기관으로 통합했다.

충청남도와 강원도 외에, 광주광역시, 서울특별시도 효율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기관 통폐합에 새롭게 참여했다. 광주광역시는 기존 8개 기관을 광주광역시관광공사, 광주테크노파크 등 4개 기관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강원도경제진흥원 등 기존 3개 기관을 강원도경제진흥원으로 통합하고, 출자기관인 ㈜강원심층수 등 2곳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특별시는 서울기술연구원을 서울연구원으로, 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을 서울의료원으로 통폐합을 추진한다.

아울러 지방공공기관 혁신은 기관 통폐합 외에 ‘기관들의 내외부 기능조정’과 ‘타 지자체·기관 간 협업’, 민간경합사업 정비 등도 총 431건이 완료됐고, 추가적으로 26건의 신규과제도 발굴됐다.

지방공공기관 혁신은 지자체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관심을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지방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해소와 고강도 쇄신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혁신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공공기관 혁신이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들의 통폐합은 향후 조직 효율화와 역량 제고로 이어져 대국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공공기관들의 통폐합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만큼 기관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은 지방공공기관 ‘경영효율화 혁신지원TF를 출범(’23. 8.)하고 통폐합한 지방공공기관의 경영정상화 지원에 나섰다. 경영효율화 혁신지원TF는 전문성을 확보한 특화조직으로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관리체계 및 자율·책임·역량 강화 등 현장을 찾아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기 수요조사 외에도 추가 수요조사를 통하여 단계별(통폐합 전, 후) 현장 맞춤형 지원을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기관의 수요를 적극 반영하여 지원 대상기관과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방공공기관들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구조개혁을 단행하면서 기존 기관들이 사라지기도 했으며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도 했다.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한 만큼, 이번 기회에 지방공공기관들이 경영효율화와 역량강화라는 의미있는 목표를 꼭 달성하길 기원한다. 이번 가을호에서는 올 한해 통합 후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기관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지방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함께 모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