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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예방의 지름길,
위험성 평가제도
위험성평가는 노·사가 함께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을 스스로 파악하여 개선대책을 수립·이행하는 제도로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핵심수단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적발·처벌 위주의 산업안전보건 정기감독을 위험성평가 이행 여부 및 적정성을 중심으로 점검하는 ‘위험성평가 특화점검’으로 개편한 바 있다. 또한 위험성평가의 과정이 복잡하여 중소 사업장 등 현장의 적용이 어려웠지만, 법 개정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위험성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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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평가제도의 의의
위험성평가는 사업주가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해당 유해·위험요인의 위험성 수준을 결정하여,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1).

위험성평가 절차는 ① 사전준비 → ② 유해·위험요인 파악 → ③ 위험성 결정 → ④ 위험성 감소대책 수립 및 실행 → ⑤ 위험성평가의 공유 → ⑥ 기록 및 보존 순으로 이루어지며, 산업재해를 미리 예방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핵심수단,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참여하여 개선하는 과정, 위험성의 판단·결정에 그치지 않고 개선대책의 마련·이행으로 이어지는 상시적 체계라는 특징을 갖는다.

위험성평가가 필요한 이유는 생산공정의 복잡·다양화, 새로운 기계설비·화학물질 도입 등에 따라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이 다양화되고 파악하기 어려워져서 법령의 최저기준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에 부족하고 사업장의 구체적인 실정을 감안하여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를 수행할 필요성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 등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사업주의 자율규제(Self-regulation) 수단으로 산업안전보건법령에 위험성평가의무를 규정하게 되었다2).

우리나라는 2013년 제14차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시(법률 제11882호) 제41조의2에 위험성평가를 사업주의 구체적 의무로 규정하였다. 2014년에는 제도의 현장 작동성 강화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고용노동부령 제99호, 2014.3.12.) 위험성평가를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구체적 업무로 규정하였다. 또한 2022.11.30. 관계부처 합동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3)이 발표되었는데, 현 정부 산업안전보건정책을 담고 있는 로드맵의 핵심 전략 중의 하나가 ‘위험성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확립’ 이다.
위험성평가가 필요한 이유는 법령의 최저기준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에 부족하고
사업장의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를 수행할 필요성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위험성평가제도 관련 법제도
2013년 산업안전보건법에 위험성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2019년 제18차 법 개정 시(법률 16272호) 제도의 골격은 유지하면서 사업주가 위험성평가를 통해 유해·위험 요인을 발굴·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고시(「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에 규정하고 있었던 ‘근로자 참여’ 규정을 법률로 상향 규정하였다.

현행 위험성평가제도와 관련된 법제도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제1항은 사업주에게 유해·위험요인을 찾아내어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제2항에서는 사업주가 위험성평가를 할 경우 근로자를 참여시키도록 하고 있으며, 제3항은 위험성평가 결과와 조치사항을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록 및 보존하도록 하는 한편, 제4항에서는 위험성평가의 방법, 절차 및 시기,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제3항의 위임에 따라 시행규칙 제37조는 위험성평가의 결과와 조치사항을 기록·보존할 때 ① 위험성평가 대상의 유해·위험요인, ② 위험성 결정의 내용, ③ 위험성 결정에 따른 조치의 내용을 포함하여 3년간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제4항의 위임에 따라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고시 제2023-19호, 2023.5.22.)이 제정·시행되고 있다. 이 지침은 총 28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위험성평가 방법, 절차, 시기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위험성평가 활성화를 위한 시책의 운영 및 지원사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서는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리감독자,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안전보건관리담당자에게 위험성평가에 참여하거나 보좌하도록 하고 있다4).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경영책임자등이 위험성평가를 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절차에 따라 위험성평가를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하도록 하여 실시결과를 보고받은 경우에는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대한 점검을 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시행령 제4조제3호단서).
법령
위험성평가의 근거 법령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위험성평가의 실시)
① 사업주는 건설물, 기계·기구·설비, 원재료, 가스, 증기, 분진, 근로자의 작업행동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한 유해·위험 요인을 찾아내어 부상 및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의 크기가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를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하며, 근로자에 대한 위험 또는 건강장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평가 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해당 작업장의 근로자를 참여시켜야 한다.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평가의 결과와 조치사항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록하여 보존하여야 한다.
제1항에 따른 평가의 방법, 절차 및 시기,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7조(위험성평가 실시내용 및 결과의 기록·보존)
① 사업주가 법 제36조제3항에 따라 위험성평가의 결과와 조치사항을 기록·보존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1. 위험성평가 대상의 유해·위험요인
2. 위험성 결정의 내용
3. 위험성 결정에 따른 조치의 내용
4. 그 밖에 위험성평가의 실시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항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자료를 3년간 보존해야 한다.
<고시>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고용노동부고시 제2023-19호, 2023.5.22.)
최근의 위험성평가제도 개선 내용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의 취지에 따라 위험성 평가가 산업현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위험성 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는데, 그 결실이 2023.5.22. 개정된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고시 제2023-19호)이다.

개정된 위험성평가 지침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5).

첫째, 위험성평가의 정의를 쉽게 재정의하였다. 기존에는 위험성평가의 정의에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 (빈도)과 중대성(강도)을 추정·결정하는 과정을 포함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으나, 부상·질병의 가능성과 중대성을 계량적으로 추정·결정하는 문구를 삭제하고, 위험요인의 파악과 개선대책 마련에 집중하도록 위험성평가의 정의 규정을 개정하였다.

둘째, 쉽고 간단한 평가방법을 제시하였다. 기존에는 위험성을 추정할 때 가능성(빈도)과 중대성(강도)을 행렬·곱셈·덧셈 등 계량적으로 산출하도록 하여 시행이 어려웠는데, 개정 지침은 빈도·강도를 계량적으로 산출하지 않고도 위험성평가를 할 수 있도록 기존 빈도·강도법 이외 체크리스트(Checklist)법, 위험성수준 3단계(저·중·고) 판단법, 핵심요인기술법(One Point Sheet) 등 간편한 방법으로도 가능하도록 하였다.

셋째, 평가시기를 명확히 하고, 정기평가의 부담을 완화하였다. 기존에는 최초, 정기(1년마다), 수시(일정 사유 발생) 평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정기평가의 광범위한 대상으로 인한 비효율성, 유해·위험요인이 빠르게 변동하는 사업장에서는 일일이 수시평가를 실시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여 최초 평가 시기는 사업장 성립일 이후 1개월 이내 착수로 명확히 규정하고, 정기평가는 최초·수시평가 결과 결정한 위험수준의 적정성을 재검토하는 수준으로 부담을 낮추며, 유해위험요인 변동이 잦은 사업장을 위한 상시평가제도를 신설하였다.

넷째, 위험성평가의 모든 과정에 근로자가 참여하도록 하였다. 기존에는 근로자가 사전준비와 위험성 결정 단계에는 참여할 수 없었으나, 개정 지침은 위험성평가의 전 과정에 근로자가 참여하도록 하여 협업을 강화하였다.

다섯째, 종전에는 위험성평가 결과가 제거되지 않고 남은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근로자에게 알리도록 되어 있었으나, 개정 지침은 위험성평가 결과 전반을 근로자와 공유하고, 중요한 유해·위험요인은 작업전 안전점검회의(TBM)를 통해 상시적으로 근로자에게 알리도록 하였다.
위험성평가제도는 위험성평가의 이행 여부보다는 위험성평가를 내실 있게 실시하여
유해·위험요인의 해소와 재해 예방에 얼마나 기여하였는지가 중요하다.
위험성평가 단계별 착안사항
1. (사전준비) 위험성평가 실시규정을 작성하고, 담당자들을 교육하며, 근로자들과 함께 위험성 수준과 그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 및 사업장에서 허용 가능한 위험성의 수준을 결정하고, 작업절차 등 안전보건정보에 대한 사전준비를 실시한다.
2. (유해·위험요인 파악) 위험성평가의 가장 핵심적인 절차이다. 반드시 사업장 순회점검에 의한 방법을 포함하여야 하며, 근로자 제안제도, 아차사고 점검, 설문조사·인터뷰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
3. (위험성 결정) 유해·위험요인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결정한다. 사전준비 단계에서 준비해 놓은 위험성 수준과 그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을 활용하되, “허용 가능한 위험성의 수준”은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정하고 있는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4. (위험성 감소대책의 수립·실행) 위험성 수준이 높은 유해·위험요인의 감소대책부터 순차적으로 마련한다. 위험성 감소대책을 마련함에 있어서 다음의 순서에 따라 고려하되, 위험성 감소대책 수립·실행 이후에도 위험성이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줄어들지 않았다면, 추가 조치를 마련·실행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법령 등에 규정된 방법으로 조치
위험한 작업 폐지, 기계·기구, 물질의 변경 또는 대체 등 위험을 본질적으로 제거하는 방법
인터록, 안전장치, 방호문, 국소배기장치 등 유해성이나 위험성에의 접근 가능성을 줄이는 공학적 대책
작업매뉴얼 정비, 출입금지·작업허가 제도, 주의사항 교육 등 관리적 방법
위의 조치로 줄이기 어려운 위험에 대해 개인보호구의 사용 검토
5 (위험성평가의 공유) 위험성평가 결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들이 준수하여야 할 사항이나 주의사항을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 등의 방법으로 근로자들과 공유한다.
6 (기록 및 보존) 위험성평가의 전반적 내용을 3년간 기록·보존하여야 한다.
한편,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쳤다고 위험성평가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은 새로 생기기도 하고, 기존 유해·위험요인의 위험성이 변동하기도 하므로, 위험성평가는 사업장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과정에 해당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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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위험성평가의 절차
요약 및 제언
고용노동부는 위험성평가제도를 산재예방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2022.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정책패러다임을 규제·감독으로부터 ‘자기규율 예방체계’ 확립으로 전환하면서,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핵심 수단으로 위험성 평가제도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정책적 맥락하에 2023.5월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여 ① 부상·질병의 가능성과 중대성을 계량적으로 추정·결정하지 않아도 위험성평가를 할 수 있도록 위험성 평가의 개념을 쉽게 재정의하였고, ②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위험성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③ 평가 시기를 명확화, 간소화하는 한편, ④ 위험성평가의 전 단계에 근로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⑤ 위험성평가 결과 전반을 근로자들에게 공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후 위험성평가 집중 홍보·점검의 날, 다양한 안내서6)배포, 전국 47개 지방관서를 통한 위험성평가 설명회 등을 통해 위험성평가제도가 산업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의 중대재해 발생 장소 또는 작업에 대해 근로감독관이 72시간 내에 위험성평가를 직접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위험성평가가 사업주의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규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위험성평가 미이행에 대한 제재 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앞으로 위험성평가제도는 중요도가 더욱더 커질 것이고, 위험성평가의 이행 여부보다는 위험성평가를 얼마나 내실 있게 실시하여 유해·위험요인의 해소와 재해 예방에 얼마나 기여하였는지로 초점이 이동할 것이다. 사업주는 이러한 정책 동향,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위험성평가제도의 취지 등을 감안하여 사업장 실정에 적합한 위험성평가를 활성화하고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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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고시 제2023-19호, 2023.5.22.) 제3조제1항제3호.
2) 정진우, 「산업안전보건법」(개정증보 제4판), 중앙경제사, 2022, 376쪽.
3) 로드맵은 2021년 말 현재 0.43인 사고사망만인율을 2026년까지 OECD 평균수준인 0.29로 낮추기 위해 ① 위험성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확립, ② 중소기업 등 중대재해 취약 분야 집중 지원·관리, ③ 참여와 협력을 통한 안전의식 및 문화 확산, ④ 산업안전 거버넌스 재정비 등 4대 전략, 14개 핵심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4) 관리감독자는 위험성평가 시 유해·위험요인의 파악에 대한 참여 및 개선조치의 시행에 대한 참여를 해야 하고(시행령 제15조제1항제6호),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안전보건관리 담당자는 위험성평가에 관한 보좌 및 지도·조언을 해야 한다(시행령 제18조제1항제2호, 제22조제1항제3호 및 제25조제1호).
5) 2023.5월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23 새로운 위험성평가 안내서」 21~22쪽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6) 「2023 새로운 위험성평가 안내서」(2023.5), 「중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쉽고 간편한 위험성평가 방법 안내서」(2023.6),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위한 상시평가* 중심의 위험성평가 실행 안내서」(2023.8.)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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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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