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융합관리의 의의와 필요성
조직융합관리(PMI, Post Merger Integration, 인수 후 통합이라고 함)란 업무방식과 조직문화 등 제반 환경이 서로 다른 조직이 통합된 이후 시너지 효과를 단기간 내에 창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활동을 말한다. 기술, 시스템, 일하는 방식, 지휘체계, 조직구조, 기업문화, 보상제도 등 서로 다른 기능 활동을 재배치하거나 하나의 통합된 기능으로 재탄생시키는 변화 과정을 뜻한다. 지방공공기관의 성공적 통폐합을 위해서는 PMI가 필요하다. 민간 부문에서도 M&A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PMI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학 등에서 조직융합관리에 관한 다수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선행연구 등을 참조하기를 권고하며, 이하에서는 지방공공기관 통폐합과 관련하여 실무적 관점에서 고려하여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실무상 고려사항
(1) 통합추진팀 구성 및 운영
통합추진팀(integration team)의 구성·운영을 우선 고려하여야 한다. 지방공공기관 통폐합이라는 전략을 수립한 후 일관된 추진을 위해서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 통합추진팀은 통폐합 대상기관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 시각을 가진 조직으로서 기관의 다른 부서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통합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 구성원들은 경영 부문과 사업 부문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양측의 핵심 인물이어야 한다. 통합추진팀의 역할은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입장을 반영하여 통합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통합전략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여야 한다.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 담당공무원과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인도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통합추진팀은 적절한 소통 채널을 확립하고 운영하여야 한다. 통폐합 과정에서 직원들은 고용안정성, 직무 재배치 등을 우려하여 심리적 동요와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상호 불신, 불만, 사기저하로 연결되어 이직의 원인이 되거나 통폐합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시너지 창출에 가장 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통폐합 과정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 및 영향 등을 공유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소통 및 홍보활동을 진행하여야 한다. 사내 뉴스레터, 메모, 미팅 등 사내의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대표자 또는 임원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직접 통합 정보를 공개하여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절한 통합속도도 필요하다. 각종 일정이 지나치게 지연될 경우 대내외적인 의혹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교한 통합계획과 함께 신속하게 통합작업을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2) 분야별 전문가 등 자문단 확보
조례 등의 제정 이후의 조직융합관리는 통합기관의 몫으로 남는다. 당초 정책결정에 따른 청사진, 추진 목표, 일정 등은 제시되었지만, 막상 실행에 있어 예상하지도 못한 각종 문제가 도출될 수 있다. 내부 직원의 역량만으로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함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분야별 전문가를 확보하고, 자문단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 공인노무사, 회계사, 세무사 등 분야별 전문가는 당연하거니와 유사한 경험이 있는 타 기관의 실무자들로부터도 사례를 청취할 필요가 있다. 각종 이슈와 문제점을 듣고 대안 방안을 듣는다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3) 참여를 통한 컨설팅 수행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외부 컨설팅 업체에 전략·직제·직급체계에서부터 임금, 복리후생, 평가 등의 통합을 위한 컨설팅을 의뢰한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컨설팅 업체의 공신력을 이유로 그대로 맡겨두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통합기관의 사정은 내부 임직원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특정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내부 구성원이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에 컨설팅 수행 시 별도의 TF팀 등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통합추진팀이 통합의 전략 수립과 실행에 관한 부서라고 한다면, 이 조직은 컨설팅 과업 범위에 부합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컨대, 임금·복리후생 등의 통합에서는 인사, 보수, 노사관계의 통합 이전의 담당직원 참여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앞에서 언급한 자문단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컨설팅 의뢰 이전부터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기관에 맞는 대안을 순위별로 정해놓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그리고 컨설팅 진행 중 외부 컨설턴트와 상시적으로 교류하여 컨설팅에 참여하여야 한다. 특히, 컨설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성원 누구든지 컨설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조직 구성원 대부분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컨설팅 결과를 발표할 경우 수용될 수 없음은 명확하다.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사업 및 업무에 반영하지 못한 수많은 컨설팅 용역 결과를 생각해보라.
(4) 업무통합 시 유의사항
형식적 통합 이후 우선적으로 통합기관 사이의 자원 공유, 경영기능, 사업기능을 조정해야 한다. 예컨대, 예산 및 회계시스템, IT 시스템, 계약시스템 등 일반 기능을 통합·조정해야 한다. 특히, 경영관리기능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통합해야 기본적인 기관 운영에 차질이 없게 된다. 여기서 각각의 기관 사이에 업무 수행방식이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종전 기관에 소속된 종업원 수가 많다는 이유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통합 대상기관의 각각의 장점 등을 도입하여 통합기관에 부합하는 운영방식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도입의 필요성은 제기되었지만, 도입을 하지 못한 신규 방식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공공기관 통폐합에 따른 업무통합에 있어서 유의할 사항은 <표 1>과 같다.
표 1. 지방공공기관 통폐합에 따른 업무통합 시 유의 사항
(5) 전략통합 시 유의 사항
업무통합이 이루어지거나 업무통합과 동시에 전략통합도 추진해야 한다. 전략통합의 목적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통합된 지방공공기관이 설립 목적을 다할 수 있도록 안정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 있다. 전략통합은 크게 물리적 통합과 사회문화적 통합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우선, 물리적 통합은 사업 수행의 자산과 자원을 재배치함으로써 중복된 자원을 제거하고 운영의 합리화를 꾀하는 과정이다. 업무통합의 한 측면으로 볼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시설관리, 주차관리 등 사업부서의 재배치가 될 수 있다.
한편, 사회문화적 통합은 그간 별도로 존재하였던 가치관 및 경영철학, 일하는 방식 등의 통합을 통해 하나의 기관으로 통일시키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소위, 화학적 결합이다. 각자 다른 입직 경로와 경험을 가진 직원들 사이에 화합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오랜 시간을 두고 신뢰와 이해를 형성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래전에 통합이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내부 갈등과 마찰을 겪는 기관 등도 흔히 있다. 이는 비위행위 등으로 연결되어 기관의 존립마저도 위협할 수 있다. 각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조직융합관리의 본질이자 핵심이라 할 것이다.
<표 2>는 참조할 수 있는 타 기관의 전략통합 등의 대표적 사례다.
참고 자료
행정안전부, 정부조직개편의 성공을 위한 조직융합관리(PMI) 매뉴얼,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