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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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풍요로움과 찬란한 문화…
2023 세계유산도시 고창 방문의 해
사계절 색다른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고창으로
전라북도 고창군은 2023년을 ‘세계유산도시 고창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선포했다. 전라북도 서남단에 위치한 고창은 세계가 인정하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 도시다. 2000년 고인돌 유적지 세계 문화유산 등재, 2003년 판소리의 인류 무형 문화유산, 2013년 행정구역 전체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14년 인류 무형 문화유산 농악 등재에 이어 2021년에는 고창 갯벌이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됐다. 조만간 세계 지질 공원 인증까지 받으면 세계 유산 도시 6관왕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특히, 고창은 예로부터 사시사철 각종 농수산물이 넘치는 풍요의 땅으로 알려진 곳이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과 다채로운 문화유산 속에 정겨운 인심이 가득한 곳 ‘고창’의 대표 명물을 알아보자.

편집실  사진 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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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전북 고창군은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이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육상, 연안 또는 해양 생태계다. 유네스코는 이미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고창갯벌과 운곡습지, 고인돌 세계문화유산, 선운산도립공원, 동림저수지 야생동물보호구역 등을 핵심지역(91.28㎢)으로 정했고, 주변의 산림지·하천·염습지·사구 등은 완충지대(265.54㎢)로 설정했다. 이를 에워싸는 농경지와 14개 읍면 거주지역은 전이지역(314.70㎢)이다. 핵심지역은 생태계 보전이 엄격하게 이뤄지며, 완충지대는 핵심지역을 보호하고 생태계 교육·연구 장소로 활용된다.
고창의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는 국내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제주도, 신안 다도해, 광릉 숲에 이어 5번째로서, 국내에서 행정구역 전체(671.52㎢)가 등재된 곳은 고창이 최초이다. 유네스코가 고창 갯벌과 운곡습지, 선운산도립공원, 고인돌세계문화유산, 동림저수지 야생동물보호구역 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 농특산물에 유네스코 인증마크를 쓸 수 있어 고창만의 관광 이미지가 강화되고, 농수특산물의 인지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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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아산면 운곡리 일대에 있는 운곡습지는 오베이골(길이 다섯 갈래)의 저층습지와 운곡저수지의 호소형습원(계절적·영구적으로 침수돼 폐쇄적인 정체수역을 이루는 습지)이 결합된 내륙습지다. 운곡습지는 넓은 면적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역으로서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고 있다.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3종(수달, 삵, 말똥가리)과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2종(붉은배새매, 황조롱이), 산림청 지정 보호식물 1종(낙지다리) 등 6종의 보호 동·식물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6종을 포함해 식물 459종, 포유류 11종, 조류 48종, 곤충 22종, 양서·파충류 9종 등 549종의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다. 주변 일대 수계는 크게 고창천에서 주진천으로 흘러들어 북쪽 곰소만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주변의 크고 작은 둠벙(물웅덩이)들도 습지생태 자원들의 서식처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계절 색다른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고창으로 오세요!” ‘2023 고창 방문의 해’를 홍보하는 고창군의 슬로건이다. 고창은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넘치는 곳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되면 ‘학원농장’의 싱그러움 가득한 유채꽃밭과 청보리밭을 거닐 수 있다.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에는 아삭한 수박과 향긋한 복분자 맛을 보고, 천혜의 놀이터 갯벌에서 생생한 체험을 누릴 수 있다. 낭만의 계절 가을에는 고창읍성에서 선조들의 애국심을 기리고 무병장수도 함께 기원한다. 움츠러들 수 있는 겨울에는 박진감 넘치는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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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람사르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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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람사르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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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농장 청보리밭
람사르협약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
고창갯벌, 해양생물 다양성 최고 수준
‘람사르습지’는 생물 지리학적 특징이 있거나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람사르협약’에 의해 지정된 습지를 말한다. 람사르협약이란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체결된 협약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와 습지 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국제환경협약이다. 협약이 체결된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 ‘세계 습지의 날’ 주제는 ‘지금은 습지 복원을 위한 시간(It’s time for wetland restoration)’이었다.
우리나라는 총 24개 지역(총 202.672㎢)이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있고, 고창에는 운곡습지와 고창·부안갯벌이 있다. 고창군은 내륙·연안습지에 대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생태관광을 운영하는 등 습지 보전과 이용을 조화롭게 실천하고 있다. 2021년 7월 신안갯벌, 서천갯벌, 보성-순천갯벌과 함께 ‘한국의 갯벌’로 우리나라 2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고창갯벌(해리면·심원면·부안면·흥덕면 연안 166.3㎢)은 수려한 경관을 지닌 지형과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연안습지다.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물새 90종과 대형저서생물 225종, 염생식물 26종이 서식하는 해양생물 다양성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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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거석문화 ‘고창 고인돌’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무덤 양식으로, 우리나라에 3만여 기 이상이 분포돼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과 전북을 포함한 한반도 서남해안 지역에 밀집분포하고 있다. 특히, 고창지역은 전북 고인돌의 63% 이상인 1,665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단일 구역으로서 한국에서 가장 밀집 분포된 곳으로 유명한데, 형식의 다양성과 밀집도 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고창 고인돌 유적은 고인돌 문화의 형성 과정과 함께 한국 청동기시대 사회구조 및 동북아시아 선사시대의 문화 교류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유산이다.
죽림리 매산마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고창 고인돌 유적은 규모가 매우 크고, 그 형태도 다양하다. 대다수의 고인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언덕의 남쪽 자락 15~50m 높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덮개돌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442기가 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 기준 제3항(독특하거나 아주 오래된 것)을 적용해 세계 유산적 가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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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고인돌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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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 계곡
청동기시대로 떠나는 VR 고인돌
2008년 개관한 ‘고창고인돌박물관’은 청동기시대 각종 유물 및 생활상, 고인돌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선사인들이 남긴 삶의 흔적을 찾아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국내 유일의 고창고인돌박물관이 아득한 시절의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인돌박물관전시실은 기획전시실(1층), 상설전시실(2층), 체험학습실(3층)로 이뤄져 있고, 외부에는 선사마을, 체험마당, 전시마당 등이 운영되고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청동기시대 매산마을 미디어쇼, 디지털 실감 영상관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로 구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고창 청동기 고인돌 VR 시간 여행’은 체험자가 직접 청동기시대 고창 죽림마을 부족의 후계자가 되어 미션을 수행하는 스토리텔링형 VR 콘텐츠로서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층 체험학습실에는 청동기시대 사냥꾼이 되어 고창의 숲속, 바닷속에서 사냥해보는 ‘다인용 인터랙티브 체험존’, 고인돌 만들기, 움집에서 청동기 보물찾기, 암각화 3D 색칠놀이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터치모니터 게임’ 등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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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송창식 노래 ‘선운사’ 중에서)
“장사(長沙=茂長) 사람이 전쟁터에 출정해 기한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지라 그 아내가 남편이 그리워 선운산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선운산가(禪雲山歌)’라는 제목과 그 유래만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서 전해온다. 예부터 선운산은 한(恨)을 노래하는 가객(歌客)들의 단골 소재였나 보다. 그리운 사람이 멀리 떠나 더 이상 올 수 없더라도, 간절히 바라던 세상이 부질없는 희망일지라도 사람들은 그 꿈을 담아 노래했다. 공교롭게도 선운산의 본디 이름은 도솔산(兜率山)이었으나, 백제 때 창건한 선운사(禪雲寺)가 있어 선운산이라 널리 불리게 됐다.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명승지로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선운산에서 ‘선운’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산에서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이란 의미다. 도솔은 속세의 윤회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곳으로 한마디로 ‘극락정토’다. 호남에는 유난히 미륵과 관련된 지명, 사찰과 유물이 많은데, 익산 미륵사지 석탑, 김제 금산사 미륵장륙상(彌勒丈六像), 임실 이도리 미륵불상, 해남 송천리 미륵불, 해남 연당리 미륵불 등 곳곳에 흩어져 있다. 중생을 구제할 메시아 ‘미륵’이 나타나 평등한 세상을 구현한다는 미륵사상은 전북에서 동학이 일어난 사상적 기반이 됐다는 연구도 있다. 고창은 전봉준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고창 무장기포지(茂長起包址)는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울창한 수림으로 뒤덮여 있는 선운산은 많은 문화재와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의 관광자원을 많이 지니고 있다. 특히, 천년고찰 선운사의 대웅전 뒤로 길게 우거져 있는 동백나무숲이 4월 중순쯤이면 꽃 병풍을 이뤄 장관을 이루며,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왔다는 선학암, 봉의 머리모양을 한 봉수암, 사찰을 굽어 보고 있는 독수리 형상의 수리봉 등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칠산바다, 변산반도, 줄포만의 낙조 광경은 실로 절경이다. 또, 선운산에는 풍천장어, 작설차, 복분자술 등의 특산물이 있어 풍천장어구이에 복분자술 한 잔으로 최고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CNN이 극찬한 바다 같은 ‘동림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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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림저수지
고창군 성내면 신성리에 위치한 동림저수지는 겨울 철새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고창군은 “일찍부터 호남 삼호(三湖: 눌제, 벽골제, 황등제) 중 하나인 눌제 물그릇 전통을 이어온 바다같은 호수”라고 설명한다. 눌제(訥堤)는 정읍시 고부면 관청리와 신흥리의 구릉지 사이를 연결한 옛 수리시설로 지금은 둑의 흔적만 남아 있다.
2012년 CNN에서 뽑은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선정되기도 했던 동림저수지는 국내 200여 철새 도래지 중 가장 많은 개체수가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의 청정한 자연생태 환경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농경지와 저수지가 어느 지역보다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일몰 경,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날아오르는 ‘가창오리 군무’의 모습은 저수지를 찾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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